언제부턴가 남자들도 피부관리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남자들을 위한 화장품들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기본 스킨케어에 필요한 제품은 여러개가 있는데 어떤 제품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각 제품에는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클렌저

피부는 약산성입니다. 요즘은 비누도 약산성 혹은 중성에 가깝게 나오는 게 많으나 그래도 알칼리성을 띠어 지나치게 자극이 강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또 여러 사람이 손을 대고 젖어있는만큼 세균번식 우려도 있습니다. 튜브나 펌프 타입 클렌저를 쓰는 게 가장 좋은데 남성용 클렌저에도 미세한 알갱이가 든 것, 기름기를 쏙 빼는 것, 건성피부에 맞는 순한 것이 있습니다. 알갱이가 든 것(스크럽 타입)은 각질 제거 효과가 있는데 지나치면 피부에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번 쓰고, 매일 쓰는 것은 알갱이가 없는 것이 좋습니다. 숯 성분처럼 알갱이가 아주 미세한 것은 매일 써도 괜찮습니다. 새 클렌저를 써 봐서 한 시간 안에 얼굴이 기름기로 뒤덮이고 며칠 후 좁쌀 여드름이 슬슬 올라오면 피지 제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므로 더 세정력이 강한 것으로 바꿔줍니다. 

 

반대로 세안 후 오래도록 피부가 땅기고 가루처럼 고운 각질이 일어나면 세정력이 너무 강한 것이므로 보습 기능이 강화된 부드러운 것(대개 보습 성분 때문에 깨끗이 헹궈도 미끈미끈한 느낌이 듭니다.), 혹은 여성용으로 바꿔줍니다. 자외선 차단제, 비비크림까지 바르는 사람이면 아침엔 부드러운 것, 저녁엔 세정력이 충분한 것을 따로 쓰면 더욱 좋습니다.

 

 

｜스킨

우리나라에선 스킨이란 이름이 흔하지만 서양에선 토너, 일본에선 보통 로션이란 말을 씁니다. 아무튼 물 같은 액체 타입이면 다 비슷한 종류입니다. 스킨은 다른 화장품 대비 사실 특별한 기능은 없습니다. 내가 보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세안입니다. 왜냐면 남자들이 그리 세안을 깔끔하게 하지 않습니다. 폼 클렌저를 써도 충분할 만큼 마사지를 하거나 헹구지 않습니다. 세안을 마친 피부에도 비누 때, 피지, 묵은 각질 등이 엉켜 있는데 약산성 스킨을 화장 솜에 묻혀 닦아내면 누렇게 묻어 나오는 사람도 있습니다.(남자 스킨엔 각질 제거 성분, 알코올 등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거의 자극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살살 닦아내야 합니다. 이 과정까지 거치면 비로소 피부가 깨끗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요즘 흔한 것이 두드려 바르는 젤 비슷한 스킨입니다. 에멀전의 끈적임을 싫어하거나 지성피부인 사람을 위한 보습 기능 제품입니다. 이것도 화장 솜에 묻혀서 한 번은 닦아내고, 한 번은 두드려 바르면 더 효과가 좋습니다. 애프터 셰이브도 스킨의 한 종류지만 면도 후 소독을 위해 알코올 등 살균 성분을 많이 넣고, 향도 진한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얼굴 전체에 바르기엔 좀 부담스럽습니다. 향, 알코올 함량이 적은 것은 지성피부의 경우 눈가, 입가를 제외하고 얼굴 전체를 닦아내도 좋습니다.

 

 

｜에멀전ㆍ크림

보통 유분 함량이 비교적 적어서 점도가 미음 정도인 것은 에멀전(혹은 로션, 플루이드 등), 이보다 많아서 된 죽 정도인 것은 크림이라고 부르고, 수분 크림은 원래 수분 함량이 많아서 젤과 크림 중간 성상인 경우가 많았지만, 수분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소비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붙이곤 합니다. 또 원래 밤(balm)은 기름을 굳힌 것이지만 수분이 좀 있어도 진하면 밤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자기 피부 타입, 상태에 맞는 제품을 하나라도 잘 고르는 것입니다. 피지 분비도 거의 없고, 건조해서 고운 각질이 일어나는 건성 피부는 유분이 들어간 제품을 발라도 되나, 지성이면 아예 안 바르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건조한 계절이면 지성 피부도 일시적으로 흔히 말하는 수분 부족형 지성이 되는데 각질층의 수분이 날아간 상태로 수분이 많은 제품을 넉넉히 바르는 게 낫습니다. 

 

또, 대부분 사람들이 이마와 코, 입술 아래 등 T자를 그리는 부분(티존)은 유분 분비가 왕성합니다. 심한 건성 피부가 아니면 이런 곳까지 유분이 든 제품을 바를 필요가 없습니다. 면도를 한 후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유분까지 많은 제품을 바르면 피부 트러블이 생길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면도한 부위에는 소독 기능이 있는 가벼운 제품을 두드리듯 발라줍니다.

 

 

｜팩ㆍ마스크

짧은 시간 동안 피부를 밀폐해 보습, 각질 제거, 미백 등 기능이 있는 성분을 집중 침투시키는 제품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일단 사용 후 피부는 촉촉해집니다. 자주 하면 그 상태가 오래 유지되지만, 근본적으로 피부 속 수분이 많아지는 건 아닙니다. 남자 제품에는 각질제거 성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세 피부가 매끈해지기 때문입니다. 마른 후 떼어내거나 씻어내는 타입은 피지와 각질 흡착 기능이 특히 좋지만 그만큼 자극도 있습니다.

 

 

｜립 밤

일단 사계절 투명한 자외선 차단용 립밤은 써야 합니다. 그리고 건조한 계절엔 보습력이 특히 강한 제품을 쓰는 게 좋은데 보통 스틱타입보다 단지에 담긴 크림 제형이나 튜브에 담긴 에센스 타입이 더 즉각적인 보습력이 있습니다. 대부분 페트롤라툼(상품명 바셀린) 성분이나 식물성이나 동물성 기름 성분인 것도 있습니다.

 

 

｜기름종이

지성피부면 기름종이는 반드시 휴대하는 게 좋습니다. 과잉 분비된 피지를 제 때 없애줌으로써 모공이 막히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남자용 기름종이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여자용보다 훨씬 강력하며 자외선 차단파우더나 피지 흡착 파우더가 묻어있는 것도 있습니다다.